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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8월 07일
이론과 경험 <--- sonnet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어떤 이론, 주장, 명제 등이 (특히 미래 예측에 있어서) 얼마나 큰 정보량을 갖고 있는가는 그 명제가 얼마나 반증가능한가를 살핌으로써 가능하다는 게 유명한 칼 포퍼의 반증주의입니다. 이를테면 "동쪽에서 해가 뜬다"라는 명제는 하루라도 동쪽이 아닌 다른 방향에서 해가 뜨게 되면 반증이 되므로 정보를 많이 담고 있죠. 미래에 벌어질 다른 가능성을 제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용한 글에 나오는 아즈텍의 예,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쳐 신들이 만족하면 풍년이 든다" 같은 명제는 반증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산 사람을 제물로 바쳤을 때 풍년이 들 수도 있고 안 들 수도 있습니다. 신들이 만족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면 저런 반증불가능한 명제, 주장, 이론, 믿음 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인가? 라고 한다면 사실은 의미가 있습니다. 종교적인 믿음이 그런 예인데, 이를테면 "지금의 고난을 잘 참아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같은 거죠. 반증 불가능한 명제입니다. 앞으로 계속 고난이 닥칠 수도, 혹은 좋은 날이 올 수도 있죠. 어떤 가능성도 다 열려 있습니다.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하지만 저런 믿음을 가지고 있으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 '좋은 날'에 집중하면 기분도 좋아지고 일도 잘 풀려서 실제로 좋은 날이 올 확률을 높이는 효과도 있죠. 이른바 자기실현적 예언입니다. 이런 믿음을 잘 활용하면 삶의 질을 상당히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사실 저런 명제는 반증불가능한, 즉 정보의 가치는 없는 명제라는 걸 염두해두는 겁니다. 특히 사실 판단을 하는 데 있어서 반증불가능한 명제를 기반으로 하는 건 문제가 많죠.
2008년 08월 01일
강남이 왜 욕을 먹느냐고? 구한말 사대부들을 보라 <-- 은하 님 블로그에서 트랙백
저는 서울 서초구에서 24년째 살고 있습니다. 평균적인 강남에서 자라난 사람들하고는 생활 양식이 꽤 차이가 있습니다만, 계속 강남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왔고, 이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는 약간은 압니다. 강남이 처음부터 부자들이 몰려 살던 곳은 아닙니다. 허허 벌판에 세운 뉴타운이죠. 제가 처음 이곳에 이사올 무렵만 해도 제가 졸업한 중학교 자리에는 논농사를 짓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이곳에 모여든 사람들은 대부분 자수 성가한 사람들입니다. 저희 부모님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집안 대대로 큰 부자인 사람들은 원래 살던 곳에서 옮기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고, 애초에 한국 전체의 부자 숫자 자체도 작았습니다. 어느샌가 땅값이 계속 오르고 강남 일대는 점차 최고급 주거 지역의 위상을 얻어갑니다. 이것이 결정적으로 굳어지는 시점은 역설적이게도 강남을 가장 견제했던 노무현 정부 시절입니다. 강남의 성장을 억누르고 국토를 균형개발하겠다는 의도였겠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정부가 강남을 최고급 주거 지역으로 인증해주는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는 서울 강남이 이렇게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았죠. 균형 개발 계획 때문에 전국 여러 지역의 땅값이 들끓었고, 돈을 쥐게 된 지방 사람들이 정부에 의해 인정받은 최고급 주거 지역인 강남으로 오려고 했고, 강남 집값은 하늘 높이 치솟았습니다. 강남에 집 있던 사람들은 저절로 큰 부자가 됐습니다. 이와 동시에 강남은 고립되고 말았습니다. 사방이 적입니다. 정부에서는 집에 세금을 마구 마구 올려서 그거 낼 능력 안 되면 20년씩 살던 곳에서 떠나라고 합니다. 정치권에선 툭하면 "우리는 국민 99%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주장하면서 1%로 몰린 강남 사람들을 공공연히 적으로 돌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남 사람들이 스스로 지배층이라고 생각할까요? 제가 알기로는 많은 강남 사람들이 스스로를 피해자, 사회의 소수자, 희생자로 여깁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제 같은 걸 생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회가 이들에게 해 준거라곤 사실 집값 올려준 거 말고는 별 거 없습니다. 그리고 집값이 오른 건 집을 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갈 때에나 진짜 돈을 쥐게 되는 거지 그게 아니면 그냥 허상에 지나지 않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부모님 근처에 집 구해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싶은 꿈이 상당히 멀어져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스스로 피해자라고 여기는 집단은 단결을 잘 합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이전 시절의 호남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죠. 은하님의 글에서는 강남이 권력을 쥐었다는 걸 나타내는 증거로 대선, 총선, 교육감 선거, 종부세 완화, 강남 소비문화 등을 들었군요. 소비문화는 그냥 소비문화일 뿐 거기서 권력이 나오는 건 아닙니다.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으려고 과도하게 올려놓은 면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완화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선거의 승리는 전 정부의 실착과 더불어 강남의 단결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강남 사람들의 재력이 그 근원인 건 아니죠.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것이 사람들 사이에 따뜻한 사랑이 오가는 세상이라면 강남 사람들도 그 사랑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1%를 희생해 99%가 잘 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는 건 올바르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비교적 잘 살았던 유태인들을 학살한 히틀러와 동급의 생각이죠.
2008년 07월 31일
만트라를 외우는 것 자체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만트라가 담고 있는 의미를 떠올리는 효과죠. 그런 의미에서 청안 스님 같은 분은 자신의 이기심을 다스리기 위해 "How may I help you?" 를 자기만의 만트라로 삼고 있다고 하시는데 제 만트라는 오늘부로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로 정했습니다~ 조금 부끄럽지만 좋은 듯.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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